따스한 봄날 간만에 딸과 함께 공룡박물관에서 공룡을 보고 집으로 오는 길에 에어컨을 켜는데 따뜻한 바람만 나오는 것이 아닌가! 뒷좌석에 타고 있는 딸의 이마엔 이미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딸에게 땀띠를 선물할 수 없는 나는 이 소식을 남편에게 전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기다려봐'였다. 이런! 신중한 남편 같으니라고.
남편은 퇴근 후 하루에 걸쳐서 자동차 에어컨을 전문적으로 수리해 주는 곳을 알아보았다. 주변 지인 찬스도 쓰고, 평소 알고 지낸 카센터 사장님께 조언도 얻어가며 정보를 수집해 갔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곳이 동대문구에 있는 장한평역 주변 '자동차 부품 골목'이었다. 자동차 부품 골목에 있는 카센터 중 자동차 에어컨 수리로 손꼽히는 곳은 '제일카에어컨'과 '혜성카에어컨' 두 곳이었다.
다음 날 아침 딸을 등원시키고 제일카에어컨 카센터로 향했다. 도착해서 보니 예약제란다. 통화를 하고 출발했어야 했는데 오전에 수리를 마치고 싶은 마음만 커서 중요한 걸 놓쳤다. 그러나 나에겐 혜성 카센터라는 두 번째 카드가 있었다.
다행히 제일카에어컨 카센터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전화를 해보니 11시까지 오면 봐주신다고 하셔서 서둘러 도착하니 친절하게 맞이해 주셨다. 점검을 끝내고 나선 어떤 이유로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이미 사전 조사를 하고 와서 그런지 사장님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 왔고 전문가의 포스까지 뿜뿜 느껴졌다.
30분 만에 수리를 끝내주셔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다.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시간을 쪼개서 수리해 주신 사장님께도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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